개막일시_2010년 10월 30일(토) 11:00
장소_실학박물관 특별전시실
2010.10.30 Sat ▶ 2011.02.28.Mon
실학박물관(관장 김시업)은 오는 2010년 10월 30일부터 2011년 2월 28일까지‘연행燕行, 세계로 향하는 길’특별전을 개최한다. ‘연행’을 주제로 한 전시회로는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것이다.
조선후기 실학이 형성되고 탄생하는데 영향을 끼친 연행(燕行)을 중심으로 특별전을 개최함으로써 실학시대라 할 수 있는 17-19세기의 문명교류를 재조명하고, 나아가 실학자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실학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기획되었다.
전시되는 유물은 실학박물관의 소장유물을 포함하여 국내·외 주요기관 소장 자료 대여 및 복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. 영조가 자신의 조부인 현종의 탄신 120주년을 기념하여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의 심양거주지를 1760년 11월 동지사행단에게 그려오게 한 <심양관도첩瀋陽館圖帖>(명지대박물관 소장)을 비롯하여, 청나라 문인 이당理堂과 여원?園이 실학자 유득공을 위해 선면에 쓴 <모우심국서冒雨尋菊序>(과천시 소장), 그리고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잔치에 가는 도중 열하의 문인들과 사귀고, 연경의 명사들과 교유하며 그곳 문물제도를 목격하고 쓴 <열하일기熱河日記>(실학박물관 소장) 등 총 42건 53점의 유물을 전시한다.
연행이란 조선시대 국가 외교사절로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. 명대에는 중국 천자를 배알한다는 의미로 조천朝天이라 하였으며, 청대에는 조천이라는 말 대신 청의 수도인 연경燕京[현재의 북경]을 다녀온다는 뜻의 연행燕行이라 하였다.
조선은 매년 정기적으로 두 차례, 또 비정기적으로 한 두 차례 연행사를 파견하였다. 1637년부터 1893년까지 250여 년 동안 약 500회에 걸쳐 파견된 연행사는 조선의 정치·경제·사회·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.
이번 전시의 컨셉은 조선후기 실학이 탄생하고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친 ‘연행’을 동아시아 지식과 문명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, 연행록과 연행도 등 유물자료를 연행노정도 및 유적지 영상과 함께 전시하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체험 전시를 진행하고자 한다.
이번 전시의 특징은 먼저, 조선시대 연행록과 연행도 전시 및 중국, 베트남, 유구, 일본 등 주변국들의 사행자료 비교 전시하여 당시대의 연행이 가지는 의미를 동아시아 공동체적 시각에서 조명한 것이다. 둘째, 연행로인 의주, 심양, 산해관, 북경, 열하 등 연행노정의 영상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행길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. 세번째는 실학자들이 남긴 연행시, 송별시 등을 전시하여 ‘연행문학’이란 독특한 장르의 문학작품들을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였다.
조선후기 연행은, 단순한 사행이 아닌 신문명에 대한 ‘문화로드’였다. 박지원, 박제가, 유득공 등 연행에 참여한 실학자들은 이들은 낡은 이데올로기를 벗고 새로운 문명론을 제시하였다. 한반도의 평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시점에서 연행사들의 대중국 인식은 오늘날 대북, 대중국 외교정책에도 큰 시사점을 안겨다 주리라 생각한다.